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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逆 전세난…용인 분당등 전세금 급락세
1년 전부터 경기 용인시 죽전동 현대2차아파트 23평형에 ‘보증금 8000만원, 월세 20만원’ 조건으로 월세를 살던 한 세입자는 2001년 분양받은 현대3차 33평형에 최근 입주하면서 240만원을 날렸다.
2년짜리 월세 계약은 내년에 만료되는데 새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자 집주인이 “방을 빼려면 1년치 월세를 내고 가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240만원의 ‘공돈’을 번 집주인의 심기도 그리 편치는 못하다. 월세 보증금 시세가 6000만원으로 떨어진 데다 새 세입자가 두 달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서울 강남구 대치동 8학군 요지에 있는 개포 우성 선경 미도 등 이른바 ‘빅3 아파트’ 30∼40평형대 전세금은 3월에 비해 5000만∼8000만원 떨어졌다. 해마다 여름방학 때면 ‘학군 수요’가 집중돼 전세금이 10%가량 올랐지만 올해는 거래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금이 떨어지는 가운데 전세가 나가지 않는 ‘역(逆) 전세난’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역 전세난은 용인시 등 최근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크게 늘어난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용인 죽전지구의 경우 상반기에 1만3000여가구가 입주하면서 전세금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1만70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7월 초 입주를 시작한 현대홈타운 3차 33평형의 전세금은 7000만∼8000만원으로 99년 1월 입주한 현대홈타운 1차 33평형의 2년 전 전세금 1억5000만∼1억60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창우현대공인 이해조 대표는 “기존 아파트의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1월부터는 전세금 인하를 둘러싼 세입자와 집주인 간의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죽전지구 전세물량이 급증하면서 인근 분당신도시의 전세금도 하락하고 있다. 분당 구미동 무지개마을 32평형의 전세금은 작년 가을보다 1000만∼2000만원 떨어진 1억4000만∼1억6000만원선이다.
현대랜드공인 권선 대표는 “집주인이 은행에서 빚을 내 보증금을 반환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등 인기지역의 전세금도 하락세다.
‘빅3’ 아파트 50∼60평형대는 보합세이지만 30평형대는 2억8000만∼3억5000만원으로 3월에 비해 5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대치동 아성부동산 관계자는 “계약 체결 직전까지 갔다가 전에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이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역 전세난’은 아파트보다 단독 및 연립주택에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6월부터 1년 동안 단독주택(하락률 8.96%)과 연립주택(8.17%)의 전세금 하락률은 아파트(2.36%)의 3∼4배 수준이다.
수도권 逆 전세난…용인 분당등 전세금 급락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