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뉴스 입니다. 본 정보에 대해서 (주)부동산게이트는 기재된 내용에 대한 오류와 사용자가 이를 신뢰하여 취한 조치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또한 본 정보는 (주)부동산게이트의 동의없이 재 배포할 수 없습니다. 관련없는 내용은 관리자의 권한으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조회 : 5509
세입자도 주인도 구들꺼지는 한숨
집주인이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시장불황으로 거래 자체가 위축된 데다 호황이던 지난 2~3년 동안에 분양됐던 아파트들의 입주가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이다. 특히 올 하반기 입주물량은 14만8천가구로 상반기(8만8천가구)보다 67% 증가하는 등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역전세난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 목동 2단지에 살고 있는 ㄱ씨는 지난 5월8일 4단지 인근 아파트 32평형 전세매물을 보자마자 자신의 집이 빠지기 전에 3천만원을 걸고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단지의 여건이 좋아 평소 탐내던 곳이어서 놓치기 싫었기 때문이다. 대신 잔금을 치르기까지는 두달 정도 여유를 뒀기 때문에 그동안 자신의 집도 전세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잔금 지급일이 되어도 ㄱ씨 집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잔금을 받아 이사를 하려던 4단지 세입자 ㄴ씨도 다급해졌다. ㄱ씨는 계약금을 날리지 않기 위해 자신의 집보다 4단지 아파트의 새로운 계약자를 찾아주는 데 나설 수밖에 없었다. 겨우 다른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새로운 계약자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ㄱ씨는 계약금 중 1천1백만원을 아직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이곳 집주인이 자신도 손해를 봤다면서 새로운 계약자에게 잔금을 받기 전에는 계약금을 줄 수 없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서울 방배동에 사는 이모씨(34)는 지난 4월 흑석동 재개발아파트 조합원 지분을 2억2천만에 매입했다. 전세를 든 방배동 집 보증금으로 현재보다 작은 평수의 전셋집을 구하고 나머지는 조합원 지분의 잔금에 보탤 생각이었다. 투자용으로 소유하고 있던 15평형 오피스텔을 팔면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전세를 내놓은 지 석달이 넘은 지금까지 세가 빠지지 않고 있다. 오피스텔 매매마저 이뤄지지 않아 생각지도 않았던 은행융자를 1억원 넘게 받아야 했다. 이씨는 애꿎은 이자만 한달에 60만원 가까이 내고 있다.
경기 시흥시의 김모씨(31)는 분양받은 새 아파트로 이달말 입주하기 위해 지난 5월 전세를 내놓았지만 지금까지 계약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할 수 없이 보증금 6천5백만원의 전전세(전세 세입자가 다시 전세를 주는 것)로 전환했다. 자신의 전세보증금은 8천5백만원이었지만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목돈을 마련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에서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전세 물건이 빠지지 않더라도 세입자들은 무작정 기다리는 것 외에는 뾰죽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면서 “역전세난은 집주인 및 세입자간 연쇄적인 피해를 동반하고 전셋값 하락을 부채질해 주택시장 불황을 가속화시킬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