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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날리는 서민들 크게 늘었다
대출이자 못내 경매처분 작년의 2배
연립·다가구 미분양쌓여 시장 ‘흔들’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다가구주택, 빌라, 연립주택 등 이른바 ‘서민주택’ 시장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초 이후 서울 등 수도권에서 지어진 신축 빌라는 현재 10채 중 2~3채 정도가 미분양돼 빈집이 넘쳐나고 있다.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경매에 넘겨지는 서민 주택도 작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다가구주택과 빌라가 밀집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 이곳에는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신축 빌라가 전체의 30%를 웃돈다. 대부분 빌라의 1·2층은 비어있고, 심지어 건물 전체가 통째로 팔리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국민공인중개사’ 한광수 대표는 “분양가를 10% 이상 깎아줘도 수요자를 구하기 어렵다”면서 “경기 침체로 먹고살기도 힘든 서민 입장에서는 분양가 인하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서민 주택이 밀집한 인천시 서구와 부천시 오정구 일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작년보다 30평형대 기준으로 분양가격이 1500만~2000만원쯤 떨어졌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은행 대출이자를 제때 갚지 못해 경매처분되는 서민 주택도 급증하고 있다. 경매업체인 ‘디지털태인’ 이영진 부장은 “올 들어 경매에 넘겨지는 다가구, 다세대 등 서민주택이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면서 “자칫 서민주택의 ‘경매 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1~4월 매달 2000~3000건에 불과했던 서민주택 경매 건수는 올들어 월평균 5000~7000건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 2001~02년 집값이 급등할 당시 은행돈을 빌려 집을 샀던 서민들이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경매 시장에 서민주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경매로 집이 팔려도 대출금을 갚고 나면 한푼도 건지지 못하는 ‘깡통 주택’도 속출하고 있다. 2년전 경기도 부천시 고강동에 마련한 14평짜리 빌라가 최근 경매에 넘어간 최모(여·43)씨는 집이 팔려도 자신의 손에는 한푼도 남지 않는다. 은행 대출금은 7000만원이 넘지만, 경매 낙찰가격은 5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실장은 “지난 2001년 이후 다가구와 빌라 등 서민주택이 공급 과잉 현상을 빚으면서, 아파트와 달리 이들 집값은 오히려 떨어졌다”면서 “경기 침체까지 지속되고 있어 빚을 얻어 집을 산 서민들은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런 현상이 부동산 경기 침체를 알리는 ‘서곡’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간과공간’ 한광호 대표는 “외환위기때도 서민주택 시장이 무너지면서 아파트 등 중산층 주택까지 파급효과가 확산됐다”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강화 정책이 지속되고, 금리마저 인상된다면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