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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부지 못구해 아파트 건설포기·지연 속출
건설업체들이 학교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아파트 건설사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택지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 땅값이 급등하면서 추가상승을 기대한 토지소유자들이 매각을 꺼리고 있는 데다 입주자들의 학교용지부담금 납부에 대한 저항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활한 주택사업부지가 확보되기 위해서는 학교용지로 땅을 파는 토지수요자들에 대해서는 양도세 감면 등의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용지 확보 비상=현행 ‘학교용지 확보에 관한 특례법’은 학교 미확보 지역에 300가구 이상의 주택을 건설할 경우 시행자가 사업지나 인접지역(반경 1km 이내)에 학교용지를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 평택시 서정동 주공2단지와 비전동 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은 최근 시교육청으로부터 이 법에 따라 ‘학교용지 확보’를 통보받고 재건축사업의 계속 추진 여부를 고민중이다. 서정주공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초등학교 부지는 최소 3000평이 필요한 데 재건축단지 전체 면적이 1만2000여평에 불과해 공원용지 변경 등 설계변경을 검토중이나 쉽지 않다”며 “무조건적인 학교용지 확보 명령은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부지가 있어도 매입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신도시 개발이 한창인 충남 아산시 배방면 북수·갈매리 일대에서는 최근 땅값 급등으로 지주들이 학교용지로 지정된 부지를 팔려고 하지 않아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경기 시흥시에 대규모 아파트 건립을 추진중인 군인공제회는 학교용지로 편입된 땅의 일부 지주들이 높은 보상가를 요구해 2년째 학교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정된 장소 내에서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다 지주와의 보상가 협상도 어렵다”며 “해당 기관과 공동으로 부지를 확보하거나 학교용 부지를 매도하는 지주에게는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교용지 확보 관련 제도 허점 많아=충남 천안시 용곡동에 아파트를 신축하는 동일토건은 어렵사리 학교부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이후 인근에서 건축허가를 신청한 업체들은 학교부지 확보 없이 쉽게 건축허가를 얻어냈다. 학교용지확보특례법이 그 지역 최초 사업자에게만 용지 확보 의무를 지우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현행 ‘학교용지 확보에 관한 특례법’은 조례 규정이 없어 각 시·군·별로 각기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등 맹점을 노출하고 있다.
학교용지부담금 납부에 아파트입주자들의 조세 저항도 거세지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학교용지부담금 불복운동 참여자가 현재 1만1000여명에 달하고 거부 부과금 총액도 200억원이 넘는다.
경기 수원시 건축과 관계자는 “인근에 학교용지로 활용할만한 토지가 없은 경우도 많은데 무조건 확보의무를 지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건설업체가 학교교육을 위해 수익 감소를 감내하거나 교육청이 법을 현실에 맞게 고치지 않는 한 이같은 문제는 계속 발생할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부지 못구해 아파트 건설포기·지연 속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