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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대형은 요지부동 소형은 추풍낙엽
“대형은 버티고, 소형은 추풍낙엽.”
정부의 ‘10·29 부동산 안정대책’ 발표 이후 서울 강남권 부동산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을 추진하던 소형 평형은 급매물이 쌓이면서 최고 2억원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대형 평형 아파트 값은 요지부동이다. 규모에 따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20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 2·5·7·8차 아파트, 대치동 쌍용 1·2차,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6단지,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등의 대형 평형은 정부의 ‘10·29대책’ 발표 후에도 값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양 2차 49평형은 현재 시세가 12억5천만~13억원으로 10월 말과 다를 게 없다. ‘9·5대책’이 나온 뒤의 시세보다는 2억7천여만원이 올랐다. 대치동 쌍용아파트 43~46평형 역시 11억~12억원으로 일부 로열층의 경우는 오히려 호가가 뛰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6단지 55평형 아파트 값도 11억~12억원에 이른다. 송파구 송파동 삼성래미안 57평형은 11억~12억원으로 별 차이가 없다.
이는 강남만의 현상이 아니다. ‘강북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동의 대림 벽산 41평형 아파트도 호가는 5억~6억5천만원으로 ‘10·29’ 이전과 다르지 않다.
하락장세에도 불구, 대형 평형 아파트들은 제 값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형 평형 아파트는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재건축을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저층 단지들은 ‘고배’를 들고 있다.
개포 주공 1단지 13평형은 ‘9·5대책’ 직후 5억6천5백만원까지 호가가 치솟았으나 ‘10·29대책’ 발표 직후 5억1천만원으로 떨어지더니 14일 현재 4억5천5백만원까지 곤두박질했다. 잠실 주공 1단지 13평형도 5억원까지 호가가 형성됐다가 4억2천만원까지 하락했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이같은 양극화 현상에 대해 “부동산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증거”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ㄷ부동산중개업소 김모씨는 “압구정동 일대 대형 평형 아파트 값이 꿈쩍도 않는 것은 대부분 집을 팔려는 생각이 없는 실수요자들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재건축 추진단지의 10~20평대 소형 평수는 여러 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이 과도한 양도세를 우려해 앞다퉈 내놓는 바람에 값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형 평형은 ‘10·29대책’ 이후 팔려는 매물도 없고, 사려는 사람도 없어 거래 자체가 형성 안되는 것도 이들 아파트 값이 하락하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요즘처럼 요동치는 시장 분위기에서는 투기꾼들의 ‘손때’가 덜 묻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지적한다. 닥터아파트 김광석 분석팀장은 “현재 부동산시장은 예측불허지만 실수요자가 많이 사는 대형 평형 단지들의 값은 ‘10·29대책’ 이후에도 매도 호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반면 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였던 소형 평형은 낙폭이 크다”며 “이런 때 굳이 집을 사려고 한다면 실수요자 중심의 아파트 단지를 눈여겨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파트값, 대형은 요지부동 소형은 추풍낙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