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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이번엔 제대로 만들자]제2의 분당-일산 안된다
“분당 일산 등 지금의 신도시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 없이 추진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앞으로는 소득 2만달러 시대에 걸맞도록 새로운 철학과 비전을 갖고 신도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앞으로 10년간 수도권에 주택 300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해 신도시 조성에 새롭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신도시들은 주택 공급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인근 도시와의 연계나 자급자족 기능 등을 고려하지 않아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조성할 신도시는 입안 단계에서부터 완전히 새로운 틀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영삼(金泳三) 정부 때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지낸 이각범(李珏範) 한국정보통신대 교수는 3일 “신도시 정책이 주택가격을 잡기 위해 땜질식으로 추진된 경향이 있다”며 “정부는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새로운 철학과 비전을 갖고 신도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1995년 준농림지의 난개발 폐해를 막기 위해 세계화추진위원회의 정책과제로 ‘선(先)계획-후(後)개발’ 원칙의 ‘21세기 도시구상’을 기획했으나 건설업계의 거센 반발로 이 구상은 성안(成案) 직전 폐기됐다.
그는 “당시 안은 장기적이고 치밀한 계획 아래 개발 가능한 땅과 보전해야 할 땅을 구분하고 개발할 때는 기반시설을 완벽히 해 삶의 질을 보장한 선진국형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며 아쉬워했다.
또 90년대 초 건설교통부에서 신도시 기획에 참여했던 한현규(韓鉉珪) 경기도 정무부지사는 “분당을 용인 서북부까지 포함해 3000만평 규모로 개발할 것을 주장했으나 수도권 억제정책에 가로막혀 실행되지 못했다”며 “채택됐다면 수도권 남부의 난개발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산신도시 개발이 추진되던 90년 경기 고양군수를 지낸 ‘편한 일산 만들기 연구소’ 백성운(白成雲) 소장은 “일산신도시만 개발하면 고양의 나머지 지역이 낙후되며 마구잡이 개발이 예상된다고 경기도에 전달했었다”고 회고했다.
[신도시 이번엔 제대로 만들자]제2의 분당-일산 안된다
